부조리한 거울
나를 똑바로 비추는
완벽한 거울은 없다
가까이 마주해도
180도 다른 방향이다
매끈한 표면도
빛의 음영을 따라 들쑥날쑥
마주 선 거리만큼
커졌다 작아졌다
그런 부조리한 너를
온전히 인정하고
오늘도 네 앞에서
매무새를 고치고 있다
오늘 아침 뒤꿈치가 아파 달리기는 쉬고, 머리맡 책을 다시 펴 들었습니다. 제목이 그럴듯해 구입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게가 되는가』 매슬로우 편을 읽다가 쓰게 된 시입니다.
매슬로우는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시 속에서 ‘부조리한 너’를 온전히 인정하는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며 ‘매무새를 고치는’ 행위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즉 매슬로우가 말하는 자기실현을 향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에는 관계에 대한 고민을 넘어,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불완전함을 마주하고, 그 모든 것을 수용하며 자기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 깨달음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발뒤꿈치 통증 덕분에 뜻밖의 아침 사색을 하게 되었네요.
배경사진은 AI가 생성한 이미지이며, Google Gemini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