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나는 간다
길 위의 쓸쓸한 단조(單調)
버려진 음표들
하나, 하나
마디를 채워 넣으며
이토록 고독한 길을 간다
태양이 뜨면 자국은 지워지고
삶의 흔적도 사라지겠지
하필 비 오는 지금이냐고 묻는다면
장단 맞추지 않으리
비는 내려야 하고
나는 가야 할 운명이라
저 길의 마지막 장에
그리던 아무것도 없을지 몰라
아무렴 어때, 빗속의 한 걸음
남겨진 발자국은
따뜻한 쉼표를 남길 테니
어제처럼, 아니 오늘은 잔뜩 흐린 길 위로 플로깅을 나왔다. 내리는 비로 젖은 길 위에 남겨지는 발자국처럼, 길에서 주운 크고 작은 쓰레기들도 곧 사라질 흔적이지만, 그 사소한 반복 속에서 삶의 리듬을 찾고 의미를 다시 배운다. 〈비 오는 날, 랩소디〉는 그러한 무상한 행위를 하나의 음악처럼 받아들이며, 고독한 실천이 남긴 따뜻한 쉼표를 노래한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