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의 목적
웃음이 사라진 교실은 공유지의 비극이다
삐걱대는 교탁 위로
잿빛먼지가 내려앉고,
아이들의 꿈은 창밖으로
나침반 없이 흩어졌다
그리고, 이른 아침 공원
낯익은 검은 그림자,
흩어진 꿈 한 점을
자루 속에 정성껏 담는다
마침내, 사람들의 시선은
그의 손끝에 머물고,
피어난 희망 한 점이
새싹 움트는 봄을 맞는다
주: 나침반은 학생들의 길잡이인 교사를 의미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가 나에게는 현실로 다가옵니다. 예전 근무했던 학교에서도 학생,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담임이 세 번이나 바뀌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교육수요자의 권리가 높아지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고 환영할 일입니다만,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는 변화를 넘어 붕괴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에 대한 걱정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교육은 본래 서로를 존중하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敎學相長)입니다. 그리고, 교육기본법 제2조에서 밝힌 교육이념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서 묘사된 상황은 사제지간의 관계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음을 자명(自明)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외적 갈등을 겪는 교사들은 열정과 헌신을 잃는 동시에 정당한 권위마저 잃은 채 자괴감과 피로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다가 결국 소진(消盡)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위원회의 힘만으로 해결되기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됩니다.
이상의 사항은 단순히 교육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가 붕괴되는 위기임을 우리는 알아채야 합니다. 그리고,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가 왜곡되고, 그들의 사명감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을 파악하고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다시 상호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해야 합니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더 나은 세대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이를 위해 교사의 권위와 학생의 권리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적 합의가 절실합니다.
여기에서 주제넘지만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공유지의 비극은 생물학과 교수인 개럿 하딘(Garrett Hardin)의 논문 제목으로 공동 자원을 남용하면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는 개념입니다.
교육현장은 공유지와 같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공용 공간입니다. 일부가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면 우리 미래는 어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오래 방치하면 어떤 비극이 일어날지 쉽사리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공원도 그렇습니다. 한두 명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기 시작하면, 공원 전체가 더럽혀지는 일은 금방입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책임 있는 행동과 상호 존중을 통해 공용 자원을 보존하는 것입니다. 제가 플로깅을 실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누군가 줍는 것을 보면 버리지 않으리라는 단순한 생각, 작은 행동 하나가 더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공유지의 비극을 소재로 한 플로깅 영상입니다. 모두가 희망이 넘치는 한 곳을 바라보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