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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조심

전수현 자작시 #3

by 다정다감 전수현


말 조심




간밤에

불꺼진 창문에다

밤새워 퍼부어대던

비의 폭언

아침 해가 감쪽같이 지웠다


내가 뱉는 말도

투명 물감으로 쓸걸.









#시작노트

내일 아침 일어났을 때

문을 열면

보이는 풍경이 온전할까

비바람과 천둥이 요란했던 밤


걱정은 그야말로 쓸데없다

아침해가 쨍하게 반겼고

청명한 하늘, 상쾌한 공기가

되레 안부를 묻는다


빗물이 후려친 유리창은

깨끗해져 있었고

나는 할 말을 잊었다


내가 뱉은 말도 투명 물감으로 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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