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에세이 3편
"혹시 내가 양육을 잘못한 걸까?"
이 질문이 내 인생을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이가 어느날부터 눈을 깜빡이고 어깨를 비트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 심해졌다.
말을 더듬기도 하고, 반복적인 소리를 내기도 했다.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틱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때부터 나는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혹시 내 양육이 문제였던 걸까?”
“내가 아이를 너무 다그쳤나?”
“내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 아이가 이렇게 된 걸까?” 자책하는 마음은 밤마다 나를 괴롭혔다.
틱증후군은 스트레스나 불안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물론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환경적인 영향도 크다고 했다. 나는 아이를 돌보면서도 스스로를 비난하며 지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죄책감만 느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제대로 알아보자.”
그렇게 시작한 것이 심리상담 공부였다.
-죄책감에서 이해로-
심리학 책을 한 권, 두 권 읽어가면서 나는 점점 깨닫게 되었다. 틱증후군은 내 탓이 아니었다. 아이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아이가 겪는 불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배워야 했다. 죄책감은 오히려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감정이었다. 내가 할 일은 죄책감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도울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죄책감에서 이해로 가는 길이 상담 공부였다.
공부를 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 감정은 어땠는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아이에게 반응했는지, 나 역시 어린 시절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상담을 배우는 과정은 곧 내 마음을 탐색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결국 청소년교육과를 전공하며 학사를 마쳤고, 이후에는 가족상담학 전공으로 석사까지 이어갔다. 처음에는 내 아이를 돕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지만, 이제는 내 직업이 되었다.
나는 지금 다정다감심리상담교육센터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전문가로 살아가고 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개인적인 고민을 가진 성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부와 가족들을 만나면서 깨닫는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그것이 내가 상담을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새로운 상담 기법을 배우고, 최신 연구 자료를 찾아 읽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한다. 상담사는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던 상담 공부가, 이제는 내 인생을 이끄는 길이 되었다. 나는 상담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성장하고 있다.
나를 찾는 여행은 끝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