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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우리

전수현 자작시 #5

by 다정다감 전수현

내가 아닌 우리




토끼풀 무리 지어

우리끼리

민들레꽃 둘레둘레

우리끼리

참새 떼 옹기종기

우리끼리

까치, 까마귀, 청둥오리도

끼리끼리


낙동강 가에 작은 것들

자기들끼리 모여서 힘을 보탠다


시샘하듯 바람이 흩어보려 해도

강물만 울렁 파랑이 일 뿐

물 속도 우리끼리 단단하고 고요하다


내가 아닌 우리다.






#시작노트

집 가까이 낙동강을끼고 화명생태공원이 있습니다. 사계절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예쁜 곳이지요. 올해도 봄은 시작되었습니다. 계절은 한결같이 돌고 돌지만 한번도 같은 모습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봄이 온다는 표현보다 봄은 언제나 새로 시작하지요.

낙동강변에는 가꾸지 않은 풀꽃들이 먼저 앞장서 봄을 깨우지요. 납짝 엎드린채 혼자 힘은 약하니까 모여서 소곤소곤 핍니다. 아직은 겨울 뒷꿈치가 보이는데 양지쪽에부터 봄빛 채색을 시작합니다.


작은 것들이 모여 단단해진 우리끼리 봄을 엽니다.

내가 아니 우리의 힘을 보여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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