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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를 서다

전수현 자작시 #6

by 다정다감 전수현

물구나무를 서다




그까짓 거

"발도 하는 일, 머리가 못하랴" 했다


발을 허공에 세우고

머리를 땅에 딛고 서자

발바닥이 된 정수리에 벌겋게 비명이 맺힌다


물구나무를 서자

생각들이 거꾸로 쏟아진다

땅을 이고 서서 보니

아름드리나무의 깊은 뿌리가 보인다

서 있는 것들

중심이 보인다

비운 마음의 크기도 보인다


발바닥에 얹힌 하늘이 푸르러

눈물이 난다.







#시작노트


보이는 것

그 속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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