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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상담 & 자기성장 6편

by 다정다감 전수현

그냥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 말의 의미를 읽는 상담사의 기록




“괜찮아요.”

“저는 괜찮아요.”

“다 지나갈 거예요.”


상담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하지만 이 짧은 문장 뒤엔,

대부분 말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처음엔 눈빛을 피하던 그 사람도,

조금씩 입술을 깨물며 말끝을 흐리던 그 사람도,

‘괜찮다’는 말을 몇 번 되뇌다가

결국 울음을 삼킨다.


는 그럴 때면

그 말을 진심으로 믿기보다는,

그 말을 지켜주는 쪽을 택한다.


"괜찮다고 말하는 당신의 마음이

정말 괜찮은지,

그저 괜찮아 보여야 했던 건 아닌지"

조심스레 물어본다.


그저 다독여주는 듯하지만,

그 말에는 버틸 수밖에 없었던

시간의 무게가 담겨 있음을

경험으로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한 청년이 있었다.

이력서 속 숫자만으론 성실하고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상담실에 앉은 그의 어깨는

무너질 듯 휘어 있었다.


“다들 이렇게 살잖아요.

저만 힘든 거 아니니까…

전 그냥 괜찮아요.”


그 말 끝에 조용히 놓인 눈물이

그가 ‘괜찮다’는 말로

자신을 어떻게 다그치고 있었는지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다.


말은 마음의 포장지다.


있는 그대로 내보이기엔

상처가 너무 크거나,

누군가에게 폐가 될까봐

조심스럽게 싸놓은 말이

“괜찮다”일 수 있다.


그래서 상담자는 그 말 뒤에 있는

고요한 신호들에 귀를 기울인다.

눈빛, 숨결, 주저함, 손끝의 떨림,

그리고 말하지 않는 순간들까지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난 괜찮아”라고 반복하고 있다면

그 말 속에 당신이 스스로 외면하고 있는 감정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기를 권해본다.


당신의 괜찮음이 진심이라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

우리는 누구나 가끔은 괜찮지 않을 권리가 있으니까.

그저 견디는 하루 끝에

“괜찮지 않다”라고 말해볼 수 있다면,

그 순간부터 마음은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한다.


말 없는 마음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하는 건

그 마음이 들고 있는 말의 무게다.


괜찮다는 그 말이

더 이상 당신을 막는 벽이 아니라

당신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길 바란다.






"괜찮아" 라는 말로 괜찮지 않은 나를 덮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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