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노트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연재

4편, "중2 아들, 축구가 전부예요"

by 다정다감 전수현

"중2 아들, 축구가 전부예요"

– 진로 불안과 자존감을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




“중2 아들이 축구만 해요.

공부는 뒷전이고, 게임이랑 유튜브, 축구 이야기밖에 없어요. 장래희망이 축구선수라는데 운동선수가 되려면 지금부터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는데, 그런 것도 없고요.

사실… 꿈이라고 하기엔, 그냥 공부가 하기 싫은 변명 같기도 해요.”

한 아버지가 상담실에 와서 꺼낸 이야기였다.


불안과 답답함이 엉켜 있었다.

“이러다 아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만 보내는 건 아닐까요?”


부모가 불안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 불안이 아이의 '좋아하는 것'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면, 아이의 자존감은 자기도 모르게 작아진다.


축구는 아이에게 의미이고, 도피이기도 하다.

“축구가 전부예요”라는 말속에는 사실 두 가지가 숨어 있다.


하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이거 하나예요.’라는 자기 존재의 표현이고,


또 하나는

‘다른 걸 해보려고 하면 자신이 없어요.’라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부모는 아이가 '한 가지만 한다'는 점에 주목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 하나라도 잘하고 싶고, 하나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얘가 뭘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얘가 지금 어디에서 숨 쉴 곳을 찾고 있는 걸까?”

하는 관심 가져야 할 때이다.






부모의 시선이 자존감을 만든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진짜 운동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그 활동 안에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면

그건 이미 중요한 ‘자기 기반’이다.


이 시기 아이는 꿈을 찾기보다

‘나는 뭔가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라는 내면의 느낌을 더 절실히 원한다.


그래서 부모가

축구만 좋아해서 뭐가 되겠니?”

“그걸로 밥 먹고 살 수 있겠어?”

라고 말하면, 그 아이는 자신의 흥미뿐 아니라

자신 자체를 부정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






상담실에서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축구할 때 어떤 기분이야?”

“글쎄요… 그냥, 내가 나인 것 같아요.”

그 말에 아버지는 한참 말이 없었다.


진로보다 자존감이 먼저다

중학생의 진로 고민은 구체적인 계획보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내면의 힘이 중요하다.


부모가 조급하게 방향을 정해주기보다는

“그걸 좋아하는 너의 마음은 참 귀하구나.”

“그걸 하는 너는 멋지다."라는 지지의 언어가

오히려 아이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끈다.


꿈은 정답지에서 찾는 게 아니라, 자신이 존중받은 경험 위에 피어나는 것이니까.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좋아하는 걸 찾은 건 이미 중요한 시작이다.

다만, 그걸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이 따뜻하지 않으면 그 시작은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든다.


지금은

정확한 답을 줄 필요 없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아이의 지금을 존중해 주는 것.

그 존중 안에서 아이의 마음은

조금씩 용기를 낸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본다.






오늘의 마음노트


•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의심하기 전에, 그걸 바라보는 내 감정을 들여다보자.”


• “진로는 계획보다 자기 감이 먼저다.”


• “부모의 조급함이 자녀의 자신감을 꺾을 수 있다.”


• “축구든 그림이든, 좋아하는 걸 한다는 건 자존감의 시작이다.”


• “괜찮아지는 중인 아이에게 필요한 건, 조언보다 지지다.”






다음 5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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