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기 039

by 글씨가안엉망

화요일..주차장에서 퇴근 전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난다.

글자가 잘 안보인다.

글썽글썽이는 눈물에 글씨가 번져보인다.

인사발령이 나면서 인원이 줄어들어 일이

산더미처럼 늘어났지만

모두 일을 맡지 않겠다고 등을 돌린 상태라

모두 내가 해야될 판이다.

더 이상의 업무는 나를 붕괴시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늘 사무실의 내자리 주변에는 바스러진

내 마음들이 많았을 것 같다.

여기저기 찍히고 부딪쳐도 피할 힘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날이었다.

요즘 들어 불안이 고개를 들고 무기력과 나에 대한 부정..

많이 올라온다..불면은 당연..이상하다.


오늘 약 봉지를 책상에 두고 가만히 한 동안 쳐다보기만 했다.

이걸 왜 먹어야하지? 라는 멍청한 생각을 하면서..


부담없는 요구받지 않는 답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싶다.

그렇지만 아무런 두려움 없이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낼 수 있는 그런 대화.

결국 없었다. 그래서 여기 브런치에 풀어내기 시작했다.

들어주기만 하던 내가 아니라 들어줄께 기다려주는 그런 대화.

못할 것 같다.아니 다가오면 내가 도망갈 것 같다.

퇴근전까지의 대화는 결과나 답을 요구받고

기대하는 말을 하며 에너지를 다쓰고나서

퇴근하면 조용히 다시 여기에 이야기한다

오늘도 살아냈다..칭찬하며...

이전 08화진료일기 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