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겁이 많은 편이었다.
항상 긴장과 공포의 감정에 쪼들려 살아왔으니
당연 할 법하다.
체육시간이 유달리 힘들었던 나는 철봉시험을 본다고 해서
난 할줄 모른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왜 못하냐는 아버지의 질문....
언제 나와 학교운동장 한번이라도 간 적이 있던가.
아버지는 같이 학교에 가자고 했다.
나는 체력도 약했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했으니
당연히 철봉같은건 할 줄 몰랐다.
그 순간 날아오는 손찌검
또 나는 울면서 해야했다
또 손찌검이 날아올까봐 무서워
철봉에서 떨어지는 무서움은 오히려 나은 편이었다.
그리고 나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른들끼리 모일 때마다 이야기한다
우리 아들은 철봉 못했는데 뺨한대 맞고나니
금방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나는 내방 미닫이문 아래 5mm틈에서 들으며
그나마 남은 자존감도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어머니는 왜 그게 그리 즐거울까?
본인 같이 맞는 사람이 또 있어서 동질감이 들었을까?
나는 그때부터 내스스로 감정의 쓰레기통이 된게 아니었다.
어머니 아버지가 내가슴으로 감정의 쓰레기들을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공포를 주었던 영웅담이
본인들은 자랑스러웠고 이야깃거리였고,
당신들의 마음안에 있던 누군군가로부터
투기된 감정의 쓰레기를,
살아가면서 만들어진 기분나쁜 감정들,
그런 것들을 어린 자식들한테 이야기해봐야 좋아질 기분도 없고,
주변의 친구분들과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듣고나면
쓰레기가 되어 내 가슴의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