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간관계 속으로

by 글씨가안엉망

졸업을 하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던 나에게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엄마아빠가 운영하던 가게가 부도가 났다는 소식에

모아둔 몇 푼 안되는 돈까지 탈탈 털고 대출을 받아가며

기거할 집을 마련하고 같이 살면서 또 다른 삶이 시작되었다.

그 성격은 여전하여 아빠의 손은 항상 뭔가 집어던지기에 바빴다.


시간이 흘러 다행히 가게도 어느정도 다시 일어서고

나는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인간관계를 다시 내 인생에서 만든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지만 인연이 될 예정이었는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내 인생은 방향을 잃고 표류 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나에게는 그 동안 나에게 버려졌던 감정의 쓰레기들이

넘쳐 흐르기 시작 한 것이다.

다 같이 한집에서 살면서 쉴 새 없는 불만과 요구,

부모님의 또 다른 기대, 나는 어느 것도 충족시켜 줄 수 없었고,

결국은 PTSD와 공황장애가 찾아오고 말았다.

어느 출근일에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정도의 균형상실로

체화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릴 적의 트라우마는 성인인 지금도 나에게는

커다란 두려움으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결국 약으로 버티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한해 두해 가면서 애들이 태어나고 나는

또 다른 인간관계가 생겨나게 되었고,

책임져야 할 관계가 늘어났다.

하지만 아이들의 존재는 내게 버틸 수 있는 힘과

나를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반대로 모두가 잠들은 밤이되면 다시 방전된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로 불면과 불안의 밤이 계속되었다.


그 때부터 5mm의 문틈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항상 거기에 숨어있었고

요구와 불만을 피해 그 뒤로 숨어

문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은 아파트에 살면서 그런 문틈은 없지만

다시 틈만나면 문틈 뒤로 숨어 5mm의 문틈으로

세상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꼭 붙인 테이프 뒤에 숨어있었다.


하지만 이젠 각자의 삶에서 자기 위치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 테이프를 떼고 튼튼한 나무로 딱맞는 문으로

만들고 어느정도 바깥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내가 숨쉬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이정도면 많은 변화였고 이젠 갑갑하게 숨쉬지 않아도

될 수 있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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