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가?
우선 자유의지란 무엇인가?
우선조건은 선택하는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매일 무수한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말을 할지, 어떤 길을 택할지 결정한다.
선택하는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면,
그 선택은 자발적인 선택이어야 하는가?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비자발적 선택도 마찬가지로 포함되어야 하는가?
자유의지란 단순히 욕망을 따르는 능력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 중 하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더 가까운
것 같다. 여기서 핵심은 ‘선택하는 능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택이란 적어도 둘 이상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중 하나를 택하는 행위다.
따라서 자유의지의 우선 조건은 선택 가능성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바로 ‘통제 가능성’이다.
자유의지는 단지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그 가능성들에 대해 일정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내가 무엇을 할지 결정할 때, 나의 숙고와 판단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자유로운 선택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이 문제는 크게 두 입장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결정론이다. 결정론은 인간의 모든 선택이 이전의 원인들
—유전, 환경, 사회적 조건, 뇌의 상태—에 의해
필연적으로 결정된다고 본다.
만약 이 입장이 옳다면, 자유의지는 환상에 불과하다.
우리는 선택한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이미 정해진 경로를 따라갈 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유의지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인간이 단순한 인과의 사슬에 묶여 있지 않으며,
자신의 행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본다.
여기서 자유는 완전한 무제약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나 조건 속에서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조건이 존재하더라도, 그 조건을 이해하고
조정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렇게 본다면 자유의지는 ‘조건이 없음’이 아니라
‘조건에 대한 통제의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선택지가 하나뿐인 상황에서도, 내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여전히 나의 몫일 수 있다.
외적 자유가 제한되더라도 내적 태도와 판단의 영역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최소한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다면,
그 행위는 어느 정도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대로 아무런 통제 없이 충동이나 강압에 의해 움직였다면,
그것은 자유로운 행위라 보기 어렵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아마도 단순한 예·아니오로 답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완전히 자유롭지도, 완전히 결정되어 있지도 않다.
우리는 조건 속에 있으면서도 그 조건을 성찰할 수 있는 존재다.
어쩌면 자유의지는 절대적인 상태가 아니라,
통제와 책임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 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성찰하는 만큼 확장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