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빛이, 언젠가는 흩날릴 바람이 되기까지
걷던 길을 멈추게 한 건, 화려한 꽃도, 눈에 띄는 풍경도 아니었다.
작은 민들레 두 송이.
하나는 선명한 노란빛을 띠며 막 피어난 청춘이고,
다른 하나는 흰 솜털을 품고 조용히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두 시점, 그러나 똑같은 생.
처음엔 그 모습이 단순히 ‘예쁘다’ 고만 느껴졌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마음 한구석이 저려왔다.
노란 민들레는 햇빛을 받으며 생생하게 피어 있다.
아직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았고, 이름조차 불리지 않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환하다.
피어남이 주는 생기, 그리고 시작의 떨림.
그 옆에는, 이미 피는 시간을 지나
온몸을 탈색한 채, 바람을 기다리는 민들레가 있다.
누군가에겐 끝나버린 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가장 멀리 날아가기 위한 준비 중이다.
자신의 씨앗을 세상에 흩뿌릴 마지막 사명.
그 삶의 깊이는 노란 꽃보다 더 무겁다.
그 둘을 함께 보면서 든 생각.
"살아간다는 건, 피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지는 것까지
포함한 전체구나."
사람들은 종종 피어난 것만을 찬미한다.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 눈에 보이는 성과,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한다는 느낌.
하지만 그 찬란한 순간 뒤에 따라오는 소멸의 시간도
결코 덜 중요한 게 아니다.
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흩어짐이고,
흩어짐은 다시 피어나기 위한 시간이다.
어떤 삶은 지금 막 피어나고 있고,
어떤 삶은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나고 있다.
그 모든 과정이 다 삶이다.
피는 것이나 지는 것이나
결국은 같은 생의 한 페이지.
그렇게 생각하니,
꽃을 피운 이도, 날아갈 준비를 마친 이도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생의 순간들이란 걸 알게 된다.
지금은 노란빛이지만, 언젠가는 흰 바람이 될 것이다.
지금은 하늘로 흩어지지만, 언젠가는 다시 땅에 내려와 뿌리를 내릴 것이다.
지금, 어떤 모습이든 괜찮다.
지금 피어 있는 사람도,
이미 다 져버린 줄 알았던 사람도,
다만 ‘끝까지 살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에서야 비로소 삶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니까.
작은 민들레 두 송이가 나란히 전해준 교훈,
그걸 보며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도 깊이 느껴졌다.
오늘, 그 길가에서 삶의 모든 시기가 아름답다는 걸 다시 배웠다.
그리고 피는 순간보다,
질 줄 아는 생이 더 단단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