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대로 살아도 괜찮아

시냇물과 햇빛, 그리고 흔들리는 물결 속에서 얻은 위로

by 주방 이모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무다리를 건너다 흐르는 물소리에 발걸음이 멈춰졌다.
작은 시냇물이 바위틈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폭포라고 부르기엔 너무 작았지만,
물은 흐르고 있었다.
햇빛이 닿은 곳은 눈부시게 반짝였고,
그늘진 물은 마음을 달래주었다.

카메라를 들고 물결을 따라 시선을 옮기는 순간,
퍼지듯 번져가는 물결무늬가 눈에 들어왔다.
햇빛이 닿은 부분은 환하게 빛났고,
그림자 아래의 물결은 흐르면서도 멈춘 듯 고요했다.
빛과 그늘이 만들어낸 대비는
마치 인생의 한 장면 같았다.




쏟아지는 물은 끊임없이 흘러갔다.
햇빛이 닿은 곳은 찬란하게 빛나고,
그늘진 곳은 묵직하게 마음을 감쌌다.

작은 물줄기는 스스로 길을 정하지 않았다.
부딪히면 퍼지고, 막히면 돌아갔으며,
때로는 고요히 멈추기도 했다.
어떤 고집도 없이,
주어진 흐름 속에서 자기 길을 만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왠지 부러웠다.

한 시절, 흐르기만 해선 안 된다고 배웠다.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하고,
그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직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여겼다.
흔들리는 건 나약함,
머뭇거림은 실패라고 믿었던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흐르는 것도, 멈추는 것도, 돌아가는 것도
모두 하나의 '살아감'이라는 것을.
삶은 완벽하게 일직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물길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물결을 따라 눈을 감고 잠시 마음을 내려놓으니,
말 한마디가 들려오는 듯했다.

“흘러도 괜찮아.
부딪히면 퍼지면 되고,
휘어지면 새로운 길이 되는 거야.
지금도 잘 가고 있는 중이야.”


언제나 도착만을 향해 달려왔던 삶.
그러나 진짜 인생은
어쩌면 그 ‘흐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흐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흔들림도, 고요함도, 반짝임도, 그림자도
모두 나라는 강물의 일부니까.
무언가 되지 않아도 괜찮고,
어디에 도달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흐르고 있는 삶이니까.

흐르는 시냇물 앞에서
말없이 위로받는 하루.
더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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