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버릴 것이 없다

배움은 책 속에만 있지 않다

by 주방 이모


세상을 살아오며 깨달은 한 가지.
버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불편한 사람, 보기 싫은 장면, 피하고 싶은 상황까지도
모두 삶의 교과서였다.

누군가 무례하게 굴면,
그 모습이 반면교사가 되었다.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한마디 말없이도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나쁜 행동을 마주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기준이 있었다.
‘이런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내면의 결심.
세상의 부정적 장면이
삶의 기준을 정비해 주는 역할을 했다.

배움은 가르침을 받을 때만 일어나는 게 아니었다.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수업이었다.
눈에 들어온 장면,
귀에 스친 소리,
손끝에 닿은 감촉,
그 모든 것이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자연 앞에 설 때마다
배움은 더 깊어졌다.
비 오는 날 고개 숙인 꽃잎,
흔들리는 풀잎,
구름 사이로 빛나는 햇살.
그 어느 것도 흘려보내기엔 아까웠다.

호기심은 멈추지 않았다.
좋은 것을 보면 그 원리를 파고들었고,
손에 넣을 수 없더라도
마음에 담기 위해 애썼다.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먼저였고,
그다음은 몸이 움직였다.

세상은 가르치는 자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들의 천진한 눈빛,
노인의 주름진 손등,
동물의 무언의 반응,
침묵하는 자연까지도.

어떤 장면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다.
그 안에는 반드시 배울 무언가가 들어 있었다.

배움은 겸손함에서 시작됐다.
‘아직 모른다’는 전제를 품은 채
마주하는 모든 것을 스승으로 여겼다.
그래서 가르침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어른도, 아기도, 짐승도
모두 삶을 가르쳤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물었다.
“어쩌면 그렇게 감성적이세요?”
“에너지가 참 밝으세요.”
그 말이 고마웠다.
배움을 멈추지 않은 태도가
외면에도 조금씩 새겨졌다는 뜻이었으니까.

배우려는 사람은 다르다.
화를 내는 대신 배움을 택하고,
판단하는 대신 관찰한다.
세상을 피하지 않고, 껴안으며 살아간다.

살아 있는 것들 앞에서
몸이 먼저 반응한다면
그건 아직 살아 있는 감각을 지닌 사람이라는 증거다.

배움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더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자세였다.

세상은 가르친다.
말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지금도, 이 순간에도.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피고 지는 사이, 삶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