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본 10년,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세상과 연결하는 문을 열어준 그곳

by 주방 이모

2025년 7월 6일 오늘,
10년 동안 제 인생의 한복판을 차지했던
육본 주방과 이별합니다.

창문 하나 없는 그곳.
불빛도, 희망도 보이지 않던 시절.
자식에게 기대야 했던 불안한 노후,
숨통이 조여오던 그 주방에서
매일 밤 ‘내일은 눈 뜨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려웠습니다.

그러다 작은 사업체였던 ‘샘플실’까지 정리하게 되었고,
극심한 우울감과 불안 속에
보이스피싱 피해까지 겪으며
제 삶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바닥에 떨어진 날,
3개월 동안 100여 권의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 인생은, 내 생각이 만든 결과구나.’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뼛속까지 바꿔보자.

그 결심으로
60대에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고,
지금은 오히려 그 주방 덕분에
‘주방이모 정혜원’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지는 출발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장소는 같았지만
마음을 바꾸니,
그곳은 고단함의 공간이 아니라
저를 지켜준 고마운 일터가 되어주었습니다.

이제, 사위의 건강 문제로 우리는 그곳을 떠납니다.
하지만 음식 맛, 고기 맛, 손맛은
고스란히 정성껏 전수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8년의 애환을 함께 견디며
묵묵히 곁을 지켜준 언니가
이제 그 자리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보다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요?

육본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혜원, 다시 새 출발합니다.
이제는 더 넓은 세상으로,
더 당당히 걸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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