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를 뚫고, 오늘도 나는 개척 완주했다

"오늘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

by 주방 이모

올셀톡 4일 차이지만

달리기 하러 나가기 위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나왔다.

화가 난 모양을 하고 잔뜩 찌푸린 하늘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아 우산도 챙겼다.

영상 만들려면 삼각대도 챙기니

뛰지도 않았는데 어깨가 아프다.


올셀톡 기분일까, 날씨 탓일까.

겨우 5km 달리고 파트너 사장님들과 통화를 한다.


집 근처 왔더니 나뭇가지에 우뚝 뚝 떨어지는

빗소리는 오늘은 쉬라는 음악처럼 들려온다.


베란다로 밖을 보니 굵은 빗줄기에 한여름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바람이 훅 불어 창문에 부딪친다.


"오늘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거울 앞에 선 나에게 물었다.

"정혜원, 이 정도 비로 포기할 거야?"


비 오는 날은 옷 젖으면 하루 종일 추워서 반바지를 입고 발 젖는 게 싫어서 장화를 신었는데...



직업이 바뀌니 옷을 어떤 걸 입을까 고민이다.

쉬고 싶은 마음을 옷에게 하소연하듯 이 옷 저 옷 들춰본다.


재킷과 청스커트, 그리고... 신발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여튼 하얀색 운동화 같은 신발을 신고 우산을 챙겨 들었다.


64세 주방이모의 오늘 비즈니스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가게.

문을 열며 들어간 나를 보고 사장님이 놀라셨다.

"어머, 이 비에 왜 나오셨어요?"

이틀 전에 갔던 곳 재방문

나를 알아봐 주시는 게 너무 고맙다.


두 번째, 세 번째...

빗물이 옷깃을 적시고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발끝을 차갑게 만들었지만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다섯 번째 가게에서

한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이 나이에, 이 비에도 나오시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뭐 하시는 일이에요?"


비가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그분의 마음을 열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절실함이 진심으로 전해진 순간이었다.


여섯 번째,

"커피 맛이 괜찮으시다"는 사장님.

커피를 주문하겠노라며 전화번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일곱 번째...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펑펑 흘리듯

늘에서 장대비가 그칠 줄 모른다.

매장을 방문하면서 기웃거리게 된다.

깨끗한 바닥에 혹시나 젖은 신발로 더럽힐까

조심스러워 창 너머 바닥을 보고 들어선다.

비 오는 날 죄송하다고 하니 괜찮다며

자리를 내어주시는 사장님 덕분에

세상엔 좋은 분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

머리는 이미 내리는 비에 젖어 삼발이 되고

신발 밑은 제일 싫어하는 물첨벙이가 되어

발바닥이 시려온다.


긴팔 재킷을 입었지만 불어오는

비바람을 피할 수 없듯

다 내어주고 포기 상태다.

비에 젖은 가방은 어깨에서 멀어지듯

자꾸 팔 아래로 내려간다.

우산을 들 힘이 다 빠져

바람에 이리저리 휘청이는 대로 따라간다.



휴~!!


오늘 이 비가 내게 가르쳐준 것은

진정성은 어떤 날씨도 뚫고 지나간다는 것


64세 주방이모는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내가 정한 길은 끝까지 걸어가겠다.


오늘은 7군데 완주.

내일도 10군데 도전.

될 때까지, 끝까지.


오늘의 한 줄

장대비가 내 진심을 증명해 주었다.

진정성은 어떤 시련도 뚫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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