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과 예순다섯

세대는 달라도, 우리는 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by 주방이모 정혜원



세대는 달라도, 우리는 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7년 만에 만난 얼굴

어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내가 고깃집을 운영하던 시절, 19살 때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가씨였다. 7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앳된 얼굴이었다.

"몇 살이야?" "스물여섯이요."

벌써 7년이나 흘렀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놀랐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다녀왔단다. 겨울에 돌아와 지금은 취업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표정이 밝지 않았다. 여러 곳에 지원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의기소침해 있었다. 뉴스에서만 듣던 20대 취업난을 눈앞에서 직접 마주한 느낌이었다.

나도 같은 경험을 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문득 생각했다. 취업의 어려움은 20대 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 역시 얼마 전 고깃집을 정리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려 했다. 식당 일을 오래 했으니 설거지나 주방 보조 정도는 쉽게 구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설거지 일조차 구할 수 없었다.

공장 아르바이트도 알아보았다. 서류를 넣고 연락을 기다렸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한마디였다. "60세까지만 가능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 말이 참 씁쓸했다. 아직 몸으로 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렇게까지 말했다. "3일만 써보시고 마음에 안 들면 일당도 안 주셔도 됩니다."

돌아온 답은 "연락드리겠습니다"였다. 그리고 그 전화는 끝내 울리지 않았다.

26살과 65살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20대는 경험이 부족해 취업이 어렵고, 60대는 나이 때문에 기회조차 없다. 세대는 다르지만 결국 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요즘은 수명이 길어졌다고 한다. 100세, 120세까지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정말로 앞으로 60년 가까운 시간을 더 살아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20대부터 70대까지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은 과연 얼마나 될까.

오늘 다시 만나기로 했다

어제 만난 그 친구와 다시 만나자고 했다. 26살의 고민과 65살의 고민을 나눠보려고 한다.

어쩌면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젊은 머리와 오래 살아온 경험이 만나면 새로운 길이 보일 수도 있으니까.

때로는 혼자 고민했을 때 보이지 않던 길이 누군가와 함께할 때 비로소 보이기도 한다. 나는 그걸 믿는다. 오늘, 다시 커피를 마시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