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초
김혜련
달빛이 수척해진 얼굴로
반쯤 졸고 있을 때
당신은 하루치 노동의 무게를
살포시 내려놓고
자줏빛 날개를 고이 접어내리는
한 마리 나비를 닮았더이다
밤마다 부드러운 어둠을 품에 안고
소곤소곤 속살속살
비밀스런 사랑 이야기를 엮어 가는지
연분홍빛 입술이
수줍게 닫혀 있더이다
세상에 잔뜩 겁먹은 나를 지켜주겠다고
직장을 잃은 나를 버리지 않겠다고
태어날 때부터 혼자인 나와 함께하겠다고
하트 닮은 그 여린 손으로 맹세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