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나이가 들면

by 김혜련

https://youtube.com/watch?v=0lRsv8a2zQ4&si=2uBO-O61MvQvw04Z


나이가 들면


김혜련


세월의 모서리가 닳고 닳아

걷기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요즘 부쩍 입맛이 없다고 울먹이는

친정엄마가 눈꺼풀에 걸리고 걸려

올해 처음 꺾은 참두릅과 고사리 품에 안고

친정 가는 버스에 몸을 맡긴다


앞좌석에 앉은 중년여성 네 사람

나이가 든께 머크락이 많이 빠져브러

머리가 흑해져도 염색을 못헌당께

나이가 들면 좋아지는 것이 뭐 있단감


잘 익은 묵은지 같은 그녀들의 말소리에

나도 몰래 귀가 열려

당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네요

바로 저의 이야기네요, 하고 하마터면 고백할 뻔했어요


세월의 모서리가 닳고 닳아

서 있기조차 버겁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