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랑니

by 김혜련

사랑니


김혜련


남루한 궤짝 같은 하루를 접고

차가운 침대에 몸을 맡기는데

불시에 찾아오는 괴한 같은

사랑이 온몸을 핥고 다닌다


어제 본

숨 막히게 예쁜 꽃을 떠올리며

죽을 힘 다해 참아보는데

가슴앓이 흥건하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본

큰고니 부부 한 쌍

맵시 뽐내며 날아오른다


늦게 찾아온 첫사랑의 터널만큼

눈물 콧물 다 떨구게 하며

혹독한 낙화로 신고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