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저녁에 여자 손님 넷과 아이들 다섯 명 손님이 있었습니다. 사실 식당 입장에서 번잡스러운 아이들 손님 반갑지는 않지요. 다른 손님들에게 민폐가 되는 경우도 많고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그날이 그랬습니다. 손님이 많은 편이었는데 좀 시끄럽고 엄마들이 아이들 케어가 안 되는 상황이었지요. 애들이 무슨 문제겠습니까. 주방에 있는 제가 두 번 나가서 애들 문에 매달려 놀면 다칠 수 있다고 주의를 부탁했고, 한 번은 애들에게 재밌게 노는 건 좋은데 여기는 식당이니까 소리는 지르지 말자고 얘기했습니다. 그게 기분이 나빴는지 항의를 하더라고요. 다른 손님들이 가만있는데 왜 애들한테 뭐라고 하냐면서. 다른 손님 입장에서 말하기 쉬운 일 아니고 불쾌해서 자꾸 쳐다보고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는데 식당 주인 입장에서 모른 척해야 할까요? 결국 한참을 안 좋게 실랑이를 하다가 나가시는데. 기분이 나빠서 계산을 못하겠다고(참고로 그 인원이 전골 2인분과 계란탕, 소주 두 병을 드셨습니다. 육수 추가하면서요) 그냥 나가셔서 그럼 신고하겠다니까 본인들도 아동학대로 신고를 하겠다고 어이없는 대꾸를 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다시 들어와서 미안하다며 계산을 했습니다. 기분 좋게 식사를 하거나 한잔 하던 다른 손님들에게 너무 죄송했습니다. 사과를 드렸더니 오히려 뭔 일 있으면 증인 서 주겠다고, 속상하겠다고 위로를 해 주셨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시청 도로 정비과에서 밖에 놓인 풍선 간판이 학생들 통행로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면서 다녀갔습니다. 풍선 간판을 내리고 치웠습니다. 위생과에서도 다녀갔었지요. 전골과 계란탕을 먹고 배가 아팠다는 신고가 있었다고….
내일은 원산지 표시 민원으로 해코지를 할까요? 악의를 가지고 개인적인 분풀이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민원 제도인지 참 답답합니다. 작정을 하고 덤비면 당해 내기가 쉽지 않으니 식당들은 항상 을이고 약자입니다. 이런 해코지가 계속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소신으로 어떻게 식당을 운영하는지 알아주시는 절친님들에게 하소연해 봅니다.”
2017년 9월 15일 오후, 감정이 다소 격해진 상태의 민예가 작성한 글이다.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고 또 우습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막무가내인 손님들은 거의 없다. 그때 당시에는 회의감으로 전의가 상실되었고, 겨우 서로를 위로하면서 지낼 뿐이었다. 손님도 화를 낼 수 있고 식당 주인도 그런 감정을 터뜨릴 수 있다. 그게 공평한 것이지만, 손님처럼 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문 닫을 각오가 뒷받침된다면. 당시 시청 위생과에서 나오셨던 분들이 오히려 위로의 말씀을 해 주셨다. “비일비재합니다.”라면서.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에게도 굳고 단단한 옹이가 배어 간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지만 그래도 넘어지지 않는 힘도 쌓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나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순간까지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예술이라는 이름처럼 당당하게 해내고 싶다. 그런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