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5일동안 일한다

by 김경호

꽃은 핀다. 매서운 추위를 이겨 낸 매화와 동백은 겨울에 꽃이 핀다. 그 겨울을 지낸 후에야 비로소 꽃이 피는 개나리와 목련이 있다. 자연의 꽃들도 그렇게 피어나는 것이 다르다. 꽃이 먼저 피기도 하고, 잎이 먼저 나오기도 하고.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일은 다 때가 있는 것이다.

인생의 관점에 대한 성경 전도서에는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 날 때와 죽을 때, 심을 때와 뽑을 때, 죽일 때와 치료할 때, 헐 때와 세울 때, 울 때와 웃을 때, 슬퍼할 때와 춤출 때, 돌을 던질 때와 거둘 때, 안을 때와 멀리할 때, 찾을 때와 잃을 때, 지킬 때와 버릴 때, 찢을 때와 꿰맬 때, 침묵할 때와 말할 때, 사랑할 때와 미워할 때, 전쟁할 때와 평화할 때가 있다.”라고 하는.

굳이 성경 구절 구절을 이렇게 인용한 것은 개개인의 의지가 아무리 굳건하더라도 세상 질서에는 도도한 흐름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그것에 역행해서는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것에도 다 이유가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그래서 중요하다.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하여 계절을 구분한 24절기는 농사꾼의 기준점이었다. 옛 선조들은 자연을 살펴 ‘때’를 놓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2022년 7월부터 일주일에 5일만 영업을 하는 중대한 결정을 하였다. 제법 고민을 많이 하였지만, 그렇게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손님들도 격려를 많이 해 주어 고마웠다. 어떤 고민이라는 것, 머릿속의 세계에서는 온갖 일들이 일어나지만, 현실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세상사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교훈을 얻는다. 너무 심각한 고민을 하지 말자. 별일 없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지이다. 삶은 유한하고, 내일 어떻게 될지는 내일이 되어 봐야 안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 일손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 노동력은 부족하고, 몸은 아프고, 그런 상황들이 일주일에 이틀을 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식당이 문을 그렇게 닫으면 어떻게 하냐’는 분들도 있지만 5일 동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려면 불가피하다. 일을 하지 않는 만큼 수입은 줄어들겠지만, 시간의 여유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하고 있고, 아픈 곳은 비밀이다.

일주일에 이틀을 쉬는 것은 음식을 준비하는 우리들이나 손님들에게나 모두 이로운 결정이다. 언제나 컨디션이 100%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조금 더 쉬면 좀 더 나은 상태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노출을 줄이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래 가려면 체력을 아껴야 한다. 우리는 조금 더 오래도록 손님들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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