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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생각하고 싶은데,

연애

by 아론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한 행동이 없다.

그것을 나는 열심히, 지독하게 하는 중이다.

이게 사랑인가 싶다.


현자들의 말씀을 곱씹으면 마음이 조금 나아진다.

명상도 해보고 쓸데없는 생각이 들면 잠을 청한다.

잠을 깨자마자 다시 생각하기 시작한다.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슬퍼하고 낙심할 것이 있을까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 틀림보다는 다르다고 생각하려 했다.

나는 왜 이리 쉽사리 흔들리는가


3주간 사내 메신저로만 연락해 왔고, 내 시험 때문에 첫 만남 이후 3주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다음 식사약속은 상대방의 제안으로 운동으로 바뀌었다.

그 운동을 다른 사람들도 불러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상대방은 심심할 때 휴대폰을 붙들고 산다.

하지만 나와는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나에게도 관심이 있는 듯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어림짐작으로 내 마음을 결정해도 되는 걸까, 흔들린다.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하지만, 나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마저 든다.

상실감을 느끼는 게 사랑인 걸까, 집착인 걸까

이 집착을 과연 내려놓을 수 있을까


모든 기대와 집착을 내려놓는 중이다.

아침에 보는 휴대폰에 어떤 연락이 없더라도, 꼭 연락하리라는 법은 없는 거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희박한 확률로 찾았다만 너무 난해하고 어렵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을 걸까, 사랑을 나 혼자 시작해 버린 걸까

나 혼자 시작해 버린 사랑에 바라는 것이 너무 많다.

이것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지금의 나를 훗날의 나는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사랑함으로써 나를 더 알아가고 있다.


늘 두렵더라도 나아가라고 해왔는데 점점 힘들어진다.

두려움이 겹치고 실패가 많아질 수록 상처가 많아진다.

굳은살이 생기면 나아질까, 아팠던 기억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난 아주 겁이 많고 나약하다.

창백한 푸른 점의 먼지 하나가 나이고, 먼지의 고민은 내가 지구를 드는 듯하다.

난 잘못한게 없으니, 뜨겁게 타오르다 재가 되더라도 멋지게 흩날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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