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 사용법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론 Jan 18. 2024

비움

여백의 미

멀어져 가는 정신줄을 잡고자 가끔, 정리를 한다.

더러움을 벗겨내는 것도 정리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치우는 일이다.


공간은 비워둘 때 빛나기

비워두어야 채울 수 있기에

채우기에 앞서 비워두는 편이다.


'그렇게 버리다 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나는 그 수많은 추억들의 잔짐을 모두 들고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때론 추억마저 내려놓기 위해 하기도 한다.

자주 실패해 왔다.

눈에 띄지 않는 것만으로도 가벼워질 수 있었다.





적당한 때에 마음을 떼어놓는 것,

어려우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상반되는 경우 맞출 수 없다면 내려놓는 게 좋다.


그때는 나를 상대의 형태에 맞추어야 한다.

나를 뭉개야만 가능해진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사랑이 지나칠 때, 일을 그르치곤 했다.


내가 그 사실을 알았었다는 때를 잊고 싶다.

그때의 나는 미련했다.

비정상적인 일을 하려 시도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돌이켜 보곤 한다.

나는 꽤 많은 것들을 소유하려 했다.

역사에 만약은 없듯이, 실리는 없지만 의미는 있다.


그러고, 나를 바꾸어야 하는 것들은 두려워했다.

그럼으로써 배웠다. '나는 가벼워져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버리고 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채워지는 값나가는 가치를 다한

모든 것들에 대해,

그 모든 것들을 진심으로 아껴줄 수 있게,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 대한 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