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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 die tommorrow

행복한 아침에 죽음을 떠올리기

by 아론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을 열심히 살고 싶다.

끝을 안다면 더 절실하게 살고 싶다.

남기기보다 여운정도만 남기고 싶다.


지칠 때까지 몰아치는 감정 속에 침잠한다.

우울해질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헤어 나올 수 없을 때는 가라앉는 게 도움이 된다.


그 끝에 도달하면 끝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바닥 아래에는 지하가 있다.

늘 바닥까지밖에 닿지 못한다고 짐작하다 무너진다.


조급함에 시달린다.

형광등 아래에, 거칠게 흩어지는 시간들을 잡으려 노력한다.

쓸데없는 짓이라 생각하며, 부서진 조각들을 다시 맞춘다.




10년 전 친구들과 10년 뒤에 무엇을 할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는 기억 안 나지만, 짐작하지 못했던 지금을 살고 있다.

지금의 내가 10년 뒤를 짐작할 수 없다.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럴 때 친구들이 그립다.


겸손하게 살고 있다.

누군가는 겸손할 수 없기에,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이 강점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분쟁이 생기면 그 사람의 칼을 구부리는 편이 좋다.

맞지 않는다고 꺾으려 하면 베이거나 나를 내어주어야 한다.

진심을 다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구부러진다.


누군가가 슬프거나 기운을 못 내면 가만히 두어야 한다.

내 잘못인지를 지레짐작하다 자칫 상처를 덧낼 수 있다.

장담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친절과 웃음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보다는 -가 되지 않는 편을 택한다.

무례한 이들에게도 친절할 때면 나 자신이 조금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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