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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Sep 30. 2024

나만 머물러 있네

이른 저녁부터 머리가 복잡했다. 꽉 찼다고 해야 할까, 이 느낌으로는 어떤 것도 기분 좋게 할 수가 없다. 기다림은 특히 쥐약이고.


최근 연락하던 사람의 답장이 늦어짐을 걱정하다, 마음이 멀어진 건 아닐까로 빠졌다. 의지하고, 내 기대를 최대치로 올려 이 사람에게 거는 구나, 아직도. 아직 많이 부족해.


잠을 잘까, 책을 볼까, 영화를 볼까 하며 어슬렁 거리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번 주말에는 유튜브 영상도 만들려 했는데 말이지.




SNS를 보니, 친한 친구가 다른 사람들과 떠난 여행 사진을 올렸다. 내가 없어도 행복하구나,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내 존재 여부가 타인의 행복의 잣대가 아니지 않나. 당연한 생각도 이런 상태로는 무리다.


생각을 멈추려 차분한 음악도 들어봤지만, 의미 없다. 일찍 자라는 걸까. 자기엔 이번 주말에 한 게 너무 없다. 남들은 다 발전하고 나아가는데, 나만 머물러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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