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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달음

빈자리

짧은 글

by 아론

버스에 탈 때면 2인석의 안 쪽에 앉는다.

그러다, 멈춰 선 버스가 내 옆 사람을 태울까 긴장한다.

앉으면 비좁고, 지나치면 내가 이상하게 보이나 걱정한다.


지나치는 사람들은 내게 관심 없다.

그저 선호하는 자리가 있었거나, 좁아 보였겠지,

바보 같은 생각이다.


인연의 빈자리가 생기는 것도 비슷하다.

내게 이상한 냄새는 안 나는지, 못난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바보 같은 생각이다.


빈자리가 언제 채워질지 알 수 없다.

내가 정할 수도 없고, 정하다가 쓸데없는 마음만 낭비된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흘러가는 대로 두면 된다.

덩치 큰 사람이 앉을지, 향수를 잔뜩 뿌린 사람이 앉을지,

내가 정할 수 없고, 싫다면 차를 사야겠지



오늘의 다짐, 할 수 없는건 고민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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