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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달갑지 못한 휴식
by
아론
Nov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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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준비를 앞두고, 잠시 들르려던 친구 생일 파티가 시골 논밭에서 열리는 줄도 모르고 도착해서 하루종일 마음 졸이던 날이 있었다.
나의 조급함은 가까웠던 사이인 만큼, 그 친구에게도 전해졌다. '너 빨리 집에 가야 할 텐데' 축하받아야 할 친구가 걱정해 주는 상황에, 애써 웃음 지으며 등을 돌린 채 기출문제들을 훑었다.
종종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와중, 먼저 잡혀버린 약속이라던지, 숨 쉴 틈조차 없는 때
에
달갑지 못한 휴식이 함께하는 날들, 그게 요즘이다.
월 초부터 잡아 놓은 약속들 중, 미룰 것들은 최대한 미루었고, 고비 하나를 넘길 때마다 포상처럼 주어지도록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마음 같지 않게 즐거운 일들이 바쁜 일정과 겹치기도 한다.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 대학원 준비, 영어 인터뷰 준비,
각각의 과제들에 사지로 몰리는 기분 속
을
헤엄치는 중이다.
어떻게든 핑계와 거짓말로 틈을 벌릴 수 있겠지. 약간의 양심과 더 귀중한 것들을 챙길 수 있겠지. 정말
시간이 된다면 다녀올 수 있겠지.
일정을 소화시키다 잠을 줄여가며 얹힌 음식처럼 하루를 보내고 싶지는 않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선물을 건네며
같이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많은 후회가 머릿속을 헤매었다. '어차피 공부이 전념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면, 그때를 즐기는 게 어땠나.'
이후 조급한 마음과 함께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 시험에 붙고 후회와 함께, 피하지 못한 순간은 즐기기로 했다. 비 온 뒤 하늘이 더 좋지만, 때론 맑은 하늘 뒤 비를 맞아야 하는
법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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