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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어서 얻게 되는 것들

by 아론

연말연시, 다양한 약속들로 지인들을 만난다.

떠날 때의 발걸음은 한없이 가볍고

돌아올 때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다.


술에 취해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이들과

연인을 찾아 기웃거리는 이들의 흔들리는 눈빛.

그 속에서 나는 어디 즈음에 있는가를 생각한다.


외로움과 우울감은 혼자 있을 때만 나타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속 여백은 아름답지만

내가 여백이 되어야 한다는 순간은 슬프다.




한 해를 둘러본다.

난 어디 즈음 있고, 어디까지 가려하는가.

목적지를 잃은 손과 발은 정처 없이 흩날린다.


지금은 있고 예전에는 있었던 사람들.

지금은 없고 앞으로는 있게 될 순간들.

그 모든 가치를, 내 노력으로 이루어 왔던가.


그저, 살아왔기에 얻는 것들이 있다.

그 가치는 노력해서 얻어낸 것만큼 소중하다.

오늘도 살아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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