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든 것을 주는 거라 생각했다.
밀고 당기기보다는 끌어안으며 뜨겁게.
가슴속 피어나는 울렁임이 전해지게끔.
부담이란 생각은 너무 늦게 찾아왔다.
각자의 마음에 총량이 있고
넘치면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함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다 주고 나면 나는 무엇이 남지.
나는 무엇을 위해 모두 다 주었던 걸까.
서투른 사랑이었다.
서로 맞춰 걷기보다는
그저, 목적지로 빨리 걸으려는 정도로 모자랐다.
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서로 맞춰가는 게 아닌, 내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그런 사랑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래서는 안되는데.
굳이 나를 버리면서 까지
사랑하는 건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서로의 발끝을 살피며 걷어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