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가장 빠른 날짜에 조금 멀더라도
예약이 가능한 상담사를 찾았다.
위치는 다르지만 몇 년 전 받았던 상담실과 구조는 비슷했다.
당시에는 MBTI 같은 심리검사들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때라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조금 억지를 부려서 궁금한 심리 검사를
이것저것 받았던 기억과
멜랑꼴리 한 기분을 들고 방문했다.
어떤 이유로 찾아왔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등을
한참 털어놓았다.
지금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왜 기분이 상했는지 질문이 이어졌다.
상담 자격증과 더불어 한때
심리학과로 전공을 들었던 기억과 매칭되었기에
조금은 취조받는 기분이 들었지만 차분하게 답해나갔다.
몇 년 전 가수 우원재가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어떤 코너의 시작 멘트가 생각났다.
'털어놓기만 해도 풀리는 고민도 있는 법이니까요.'
정확한 멘트는 아닐지라도
종종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다
인용하는 멘트다.
마치 우원재의 말처럼
그저 꺼내놓기만 해도
조금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첫 상담은 그렇게 끝났다.
대부분 나의 말을 쏟아붓는 형식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기분이 아닐까.
누군가 나의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찾아오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