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대한 다른 해석
육아는 돈이 되지 않는다.
성과도, 숫자도, 박수도 없다.
함께라는 이유로 서로를 더 잘 견뎌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육아는 감정의 체력을 모두 끌어다 써야 하는 일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감정의 여유가 없을 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무겁게 만들 수 있다.
그런 날엔 억지로 기분을 밝히기보다,
우울하다는 감정을 함께 인정하고 받아주는 게 더 큰 위로였다.
육아라는 깊은 구덩이를 마주하고 나서야 꺼낼 수 있었다.
과거의 나, 지금의 두려움,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까지.
이야기를 꺼낼수록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워지고,
아내의 눈엔 어느새 안도와 공감이 번진다.
우리는 함께 우울하고, 함께 회복 중이다.
이 시간을 숨기지 않고, 서로의 언어로 나누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다시 단단해지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