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이야기
이번 편에서도 본편 애니에 등장하는 장소와 실제 장소를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본편애니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다니는 중학교의 모델이 되는 것은 아오모리현이 아니라 나가노현 우에다시의 니시시오다니 소학교이다. 이 학교는 현재 폐교된 상태이다.
타쿠야와 히로키가 우유를 마시는 이 장면의 실제 장소는 이 소학교 교사옆에 있다.
그다음 장면...
실제의 장소는 바로 이곳이다. 거의 애니와 일치하고 있다. 이곳에 서면 실제 히로키와 타쿠야가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것만 같다.
이 로케지에 대한 이야기만 따로 한 편 써보는 것은 어떨까? 뭐 그것도 나쁠 것 같지는 않은데 너무 이야기가 늘어나는 것 같기도 해서 일단 로케지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오늘은 세 명의 주인공 중, 타쿠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한다. 사실 이 애니는 히로키와 사유리의 관계가 중심이 되다 보니 타쿠야는 조금 소외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애니의 서두 부분에...
"그 무렵 우리는 어떤 두 가지에 마음을 두었다. 마음을 둔 그 하나는 같은 반의 사와타리 사유리였고... 다른 하나는 츠가루해협을 사이에 둔 국경 반대편에 우뚝 솟은 저 거대한 탑..."이라고 한 히로키의 회상을 들어보면.. 타쿠야 또한 사와타리 사유리를 좋아하고 있었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미야자와 겐지의 영결의 아침이란 시를 사유리가 낭송할 때도... 타쿠야 또한 열심히 듣고 있었다.
사유리에 대한 감정은 히로키 못지않았고 상당히 복잡 미묘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하고 소설에서 타쿠야가 처음 등장하는 부분을 보면 히로키가 타쿠야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알 수 있다.
".. 나는 민마야 초등학교에, 타쿠야는 이마베츠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친했던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같이 다닌 것은 중학교 3학년 동안뿐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그는 늘 다른 친구와는 달리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건 서른을 넘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생김새가 근사해서 은밀히 여자애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침착한 분위기로 어른스러운 녀석이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후광 같은 것이 있었다. 운동도 곧잘 했고 그 이상으로 엄청나게 성적이 좋았다.. 입학하자마자 치른 배치고사와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나중에 본인에게 물어보자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
빙상 연습이 끝난 타쿠야에게 세 명의 후배 여학생이 다가와 그중의 한 명이 러브레터를 전하고 있다.
이렇듯이 타쿠야는 히로키에 비해 조숙한 면이 있었고 침착하고 샤프한 면이 있었다. 애니를 보면서 사실 주인공 히로키에 마음이 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히로키보다 좀 더 어른스러웠던 타쿠야에 대해 더 마음이 갔다. 그는 사유리가 사라지고 난 뒤 히로키와 같이 똑같이 상실감에 휩싸이지만.. 적어도 그는 히로키처럼 도피하지 않았고 그들의 운명에 맞서려고 했다.
이야기가 또 옆길로 샜는데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비행기였다. 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두 사람을 이어주었고 들은 의기투합 해서 무선 비행체를 만들어서 문화제때 그것을 날렸다가 큰 소동을 일으킨다.
그 직후. ".. 나와 타쿠야는 창틀이나 책상에 매달려 몸을 비틀며 히 익히 익 할 때까지 계속 웃었다.
"아아.."
웃다 지쳐 타쿠야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우리들은 최고의 콤비야.."
"그것은 내가 요 31년간 인생에서 들었던 말 중 가장 친밀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이었다..."
소설에서 표현한 대로 그들은 정말 최고의 콤비였다. 그들은 탑에 대한 열정도 똑같이 갖고 있었다.
빙상 부였던 타쿠야가 연습을 하고 있다.
훈련이 끝난 뒤 탑을 바라보는 타쿠야. 이 부분에 대해서 소설에서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나는 타쿠야가 똑바로 탑을 노려보면서 달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속도가 붙기 시작해 상체를 깊숙이 숙여도 타쿠야의 시선은 탑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윽고 커브에 이르러 탑은 그의 시야에서 벗어났지만 틀림없이 그는 탑이 등 뒤에 있을 때에도 이미지 속의 탑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을 것이다. 한 바퀴짜리 트랙 코스의 4분의 3을 돌자 타쿠야의 시야에 다시 탑이 들어왔다. 그러자 그는 무의식 중인지 울컥한 듯이 힘을 쥐어짜 얼음을 박찼다. 그리고 골에 들어서서 몸 전체에 실린 속도를 천천히 떨어뜨리면서도 계속 탑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 조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마찬가지야 나도 그래 크게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똑같은 강도로 똑같은 생각을 하는 녀석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때 나는 타쿠야가 타인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또 한 사람의 자신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렇게 그 시절은 그 두 사람은 최고의 콤비였으며, 탑에 대한 동경도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에 조금씩 균열이 생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유리가 등장하면서였다. 사유리는 히로키와 타쿠야 사이에 있어 소중한 추억의 하나였으며 영원한 첫사랑의 히로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창 시절의 따뜻한 추억(사유리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온기가 넘치는 세상)을 공유했으며,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바라보았던 탑을 향해 가자는 중요한 약속을 했던 사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유리는 두 사람에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상처와 방황의 시간들을 안겨주었으며, 결국 두 사람의 삶이 뒤틀리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였을까... 소설판을 보자.
"아주 조금 정말로 마음 한구석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조금은 사유리를 원망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사유리가 끼어들어서 나와 타쿠야의 사이가 미묘하게 바뀌어버린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부터 타쿠야의 감정선을 따라서 사유리에 대한 감정이 어떻게 변화되고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