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한국의 아름다운 길] 이란 제목의 칼럼에 소개된 적이 있는 충북 보은에 위치한 '말티재' 아래로 나있는 길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사이에 갔을 때 탄성을 지를 만큼 가히 실로 아름다웠다.
전망대로 올라가니 굽이굽이 둘러 내려가는 길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과 맞닿은 산 능선마저 조화롭게 빛나고 있다.
그러고 나서 단풍의 계절에 다시 한번 찾았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경관이었다.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고 구불구불한 길을 돋보이게 해 준다.
직접 그 길을 타고 내려가면 차 안에서의 체감은 몸이 좌, 우로 왔다 갔다 하고 약간 어지러운 정도다.
길이 그렇게 굽어져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멀리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봤을 때는 아찔할 만큼 굴곡지다.
이곳은, 흰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에는 아직 가 보지 않았지만,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이 꼬부랑 길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사진에 담아보고, 아쉬워 눈에 가득 담는다.
한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도 이 길과 비슷하다.
탄탄대로, 쭉 나있는 곧은길처럼 계속 평탄하지 않은 것이 인생이다. 누구나 다 그렇다.
좋은 일이 있다가도 낙심하는 일이 생기고, 기쁘다가도 슬프다. 평안하다가도 어려운 고비가 생긴다.
언제 우리에게 갑자기 불행이 들이닥칠지 한 치 앞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삶이다.
그래서 지금 주어진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곧게 나 있는 길도 멋있지만, 그 길을 아름답다며 바라보진 않을 것이다. 쌩쌩 달리기 바쁠 것이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늘 그대로라면 너무 무미건조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살아가는 동안 힘들 때에는 좋았을 때를 떠올리며 묵묵히 이겨낼 것이고, 반대로 좋을 때는 힘들었을 때를 기억하며 더 감사하게 되는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힘들 땐, 잠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쉬어도 좋다. 주변을 한번씩 돌아보며.
'인생사 새옹지마' 이런저런 상황 가운데 자신의 위치에서 하루 하루를 기꺼이 살아내는 아름다운 삶을 응원한다.
많이 진부할지 모르지만, 이 길을 내려다 보며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