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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마담 Feb 23. 2022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이야

붉은 돼지

어릴 적 <붉은 돼지>를 볼 때는 아무 감흥이 없었다.

그냥 돼지가 날아다니는구나... 쯤으로 대충 넘겼던 것 같다.

세월은 흐르고 이 영화를 다시 꺼내봤다.

한 폭의 그림 같았던 러닝타임이 지나가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가끔은 옛날이야기'이라는 OST가 흘러나왔다.

그때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서 눈물이 마구 났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나도 이제 어른이 된 건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 나도 아저씨가 되었구나.'

아저씨는 항상 멀고 먼 존재였는데...


누군가의 눈에는 아직 난 아이처럼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많은 짐들을 끌어안고 산다.

이 짐들을 싣고 나는 날아오를 수 있을까?


아, 또 내 등 뒤의 짐보다 걱정이 커졌구나.

걱정은 적당히 하고 일단 뭐라도 해야 할까.

비행기를 만들던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던가. 


걱정하는 인간은 그냥 걱정하는 인간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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