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테리. 테리는 정리하는 걸 좋아해. 이미 살짝 지났지만 2022년을 정리해볼까 해. 2022년 다들 어땠어? 난 힘든 일이 좀 많아서 가끔 '머나먼 저 세상'으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우리 곁에는 '영화'와 '음악'이 있잖아! 나만 정리하면 좀 재미없을 것 같아서(후후. 칭찬해줘.) 설문조사도 진행해봤어! 총 18명이 참여했고 좀 번거로운 작업이 되겠지만 언젠가 응답한 모두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줄거야 :)
올해의 배우 - 박해일(헤어질 결심), 양자경(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두 명의 배우가 18표 중에서 거의 절반을 쓸어갔어. 쓰나미박과 멀티자경이 각각 4표씩. 배우는 굳이 남녀를 나누지 않았는데도 2명이 공동으로 올해의 배우가 되었네. 뭔가 작년 청룡영화상만큼 재미없지만(예측할 필요가 없기에) 그래도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결과니까.
2022 영화계는 사실상 박해일이었지. 한산으로 726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고, 헤어질 결심으로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독차지했으니까. 뭔가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대사는 다 명대사 같단 말이야. '해준'이라는 캐릭터에 '박해일'이라는 분위기가 더해지니 그야말로 완벽했어. 테리는 탕웨이 배우의 연기가 더 인상 깊었지만 두 배우 모두 납득하기 어려운 사랑의 형태를 잘 표현했어. 아! 참고로 탕웨이 배우는 2표를 받았어.
테리 Pick이자 만인의 Pick 양자경. 사실 양자경 배우를 샹치에서 처음 봤지만 그땐 그렇게 대단한 배우인지 몰랐어. 지금까지의 연기 내공을 증명하듯 멀티버스를 넘나들며 여러 명의 에블린을 천연덕스럽게 표현했지. 요새는 돌만 봐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니깐. 영화 속 가족이었던 키 호이완과 스테파니 수도 1표씩 획득했으니 올해의 가족으로 등극!
올해의 개봉작 - 헤어질 결심
영화 제목은 [헤어질 결심]이지만 관객들은 아직 떠나 보낼 결심을 하지 못했나봐. N차 관람 열풍도 모자라 올해의 개봉작에 무려 6표를 독식하며 선정되었어. 필모그래피를 싹 훍은 박찬욱빠로서 참 뿌듯해! 영화로는 6년 만의 신작이고 아예 멜로 영화를 찍은 건 처음이었지? 거기다 15세 관람가라고 해서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역시 박찬욱 걱정은 내다 버리는 것이 맞아. 상업영화로서는 다루기 힘든 '미완의 사랑'을 완벽하게 관객에게 설득한 점이 인상깊었어. 감독 본인은 '미스터리 + 멜로'라는 소재로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하고 관객수를 기대했지만... 난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예술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해. 사실 뭐 영화의 경계를 나누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다음 차기작은 HBO 시리즈로 로다주가 참여한다고 하니 우리 모두 함께 공개될 때까지 숨 참아볼까? 흡.
2022년 관람한 영화 중 TOP3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탑건: 매버릭, 놉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유일한 단점을 꼽으라면 제목이 너무 길어. 주위에 마구마구 추천하고 싶은데 가끔 제목을 말하다가 까먹거나 혀가 꼬여. 아무튼 그만큼 자주 언급하고 싶은 작품이야. 아이맥스, 그냥 보고 싶어서, 굿즈 증정전,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극장에서만 4번을 봤고, 4번 다 눈물을 쏟았어.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줄 알았는데 11표씩이나 나온거 보면 다들 좋았나봐!
[탑건:매버릭]은 우리 시대 극장의 존재 이유를 알려줬지? 나는 무조건 후속작을 보려면 전작을 봐야 하는데 탑건1은 그저 그래서 안보려고 했거든. 근데 주위에서 후기가 너무너무너무 좋은거야. 결국 안보고 버티다가 개봉한지 3달 만에 보러갔지. 어땠냐고? 극장에서 안봤으면 후회할 뻔!
[놉]을 보고 다시 한 번 조던 필 감독에게 반했어. 겟아웃은 좋았지만 어스는 살짝 실망했거든. 사실 무슨 메세지를 담은건지 아직도 잘은 모르지만 모르고 봐도 정말 흥미진진하더라. 의도치 않게 아이맥스로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더 호러의 느낌이 강렬하게 다가왔어.
소개한 순서대로 11표, 5표, 4표를 획득했어. 헤어질 결심은 9표로 사실상 2위지만 올해의 영화로 선정되었으니 자리를 양보시키기로 했어. 그외에도 본즈앤올이 3표로 뒤를 이었고 우연과 상상과 듄이 2표씩을 받았어.
올해의 기타 등등
올해의 대사 - 마침내,(헤어질 결심)
대사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헤어질 결심]이 언급되네. 대사집이 잘 팔리는 이유가 있었구만. '마침내'말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와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다.'를 언급한 분들도 있었어.
개인적으로는 숙희가 언급한 짱구 극장판 '좋아하는데 포기하는건 이상해요.'도 기억에 남아.
올해의 사운드트랙 - I Ain't worried(탑건: 매버릭)
해변에서 나왔던 바로 그 노래야! 결산할 때 제목만 보고는 대체 무슨 노래지?이랬는데 듣자마자 딱 생각났어. 난 제목만 보고 무슨 웅장한 노래인 줄 알았잖아. 뭔가 살아보지도 않은 그 시절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랄까?
테리픽은 또어질 결심 OST였던 정훈희의 안개.
올해의 순간들
에에올 혼영하고 옆에 혼영하던분과 같이 울다가 친해졌ㅅ다.. -클레멘타인
원래 극장에서 떠드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중년 분들이 탑건 보시면서 환호성 지르시는게 너무 보기 좋았음 -프랭크
불릿트레인 개봉한지 얼마 안됐을 때 1회차 보고 와 이건 아이맥스로 무조건 봐야한다 했던 나... 상영관이 토르 러브썬더로 가득 차 울음을 삼키며 토르 엉덩이를 보러 갔습니다. -어거스트
닥스대멀 보는데 무서운 장면에서 동기와 손 잡으면서 봤던 기억... 그때 내 젤네일 느낌이 좋다고 문질문질하는 게 참 좋았다. 그 이후로 네일은 무조건 양각을 살려서 바른다... - 율리에
테리에게 추천한 영화지만 왠지 같이 보고 싶은 영화
<스펜서>
취향률 90%가 추천하는거면 당연히 좋아하겠지? -그루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렇게 연기를 오지고 기깔나게 잘했나 싶거든요 사실 내가 다이애나비를 좋아해서 그럼 -애나벨
<에린 브로코비치>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그것이 저의 닉네임이니까.. -에린
이미 보셨을 수도 있겠지만,, 제 닉네임의 유래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정말 좋습니다 -리
<플루토에서 아침을>
사랑스러운 키튼, 킬리언 머피의 명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