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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로 마치 Jan 15. 2019

3. 구쿠라훈디 대학살과 짐바브웨 언론의 자유

2018년 6월 1일 ~ 7일

AFP / 토요일에는 배우들이 1983년 덤불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수색했던  짐바브웨 군인들로 분장했다.



- 아프리카마치의 단상 -



지난주 <이 주의 장면>을 기억하는가.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가 자신의 세부사항을 확인하는 장면이라는 설명과 전혀 다르게 느껴져서 의구심을 갖게 했던 사진을 말이다. 당시 나는 음난가그와의 성격이 매우 잔인해서 ‘악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간단히 언급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지금 이 사진의 배경이 되는 구쿠라훈디 대학살을 지휘한 인물이라고 한다. 이는 그가 축출된 무가베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1983년에 일어난 구쿠라훈디 대학살은, 당시 총리였던 무가베가 자신과 함께 짐바브웨 독립을 이끌었던 조슈아 은코모의 부족인  은데벨레족의 거주지이자 그의 지지기반인 마타벨레랜드 지역의 주민 2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은코모를 지지하는 세력은 1987년 무가베에게 유리한 평화 협의안에 서명하게 되었고, 무가베는 대통령이 되어 철권 독재정치를 실시하게 된다. 현재 새롭게 대통령직에 오른 음난가그와는 구쿠라훈디 대학살 당시 짐바브웨 보안장관을 역임했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다룬 연극의 상연을 허용했을까? 당시의 일을 진정 참회해서일까, 아니면 자신은 무가베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또는 자신은 거기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발뺌하기 위해서일까, 그도 아니라면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지위가 확고해졌을 때 다시 상연을 금지하고 탄압하려는 것일까.  
 
어떤 동기에서 공연이 허용되었든, 이 일 하나로 짐바브웨에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 대통령 음난가그와는 군부의 도움으로 권력을 쟁취했기 때문에, 군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언제든지 밟아버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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