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리뷰 ver.1
심시선씨, 유일하게 제사 문화에 강경한 반대 발언을 하고 계신데요. 본인 사후에도 그럼 제사를 거부하실 건가요?
그럼요. 죽은 사람 위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봤자 뭐하겠습니까? 사라져야 할 관습입니다. 형식만 남고 마음이 사라지면 고생일 뿐입니다. 그것도 순전 여자들만. 우리 큰딸에게 나 죽고 절대 제사 지낼 생각일랑 말라고 해놨습니다.
아 따님에게요? 아드님 있으시잖아요.
셋째요....? 걔? 걔한테 무슨. 나 죽고 나서 모든 대소사는 큰딸이 알아서 잘할 겁니다.
... 편애가 없어서 편했어. 아들에 대해서나 딸에 대해서나, 자기 자식에 대해서나 데려온 자식에 대해서나.
무관심하셨나? 그거 좋았겠네.
아니, 무관심하진 않았어. (중략) 겉도는 대화는 절대 안 하는 분이었달까. 보통은 며느리가 뭘 하고 사는지 그렇게까지 궁금해하지 않잖아. 그런데 어머님은 정말로 내가 뭘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했어. 무슨 책을 읽는지, 어떤 내용인지,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