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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찬우 Aug 21. 2020

어느 스물여덟 장기취준생의 일기

면탈과 자소서접수를 반복하는 Z세대 취준생의 번아웃에 대하여


  

면접자는 내 자소서만 넘겨보며 짧은 질문을 무심하게 던졌다. 이번에도 합격을 한다면 회사에 내 한 몸 바칠 것처럼 말하였지만 결과는 평소와 같았다. 다음 기회에. 고상한 탈락통보다
서류전형 경쟁률만 1600:1이었다. 그러나 결국 난 그들에게 또다시 검은 정장 차림에 당당한 눈빛을 연기하며 들어와서 애처롭게 나가는 사람 중 하나가 되었다.
밤인데도 빌딩엔 불이 켜져 있다. 사원증을 건 사람들이 조명 아래 모여서 내부자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겠지. 오늘은 이런 상상을 하는 것도 주제넘은 일인 듯해 주눅이든다.
써 놓은 자소서를 업로드하기 전에 마케팅부 채용 인원을 다시 확인했다. 0명. 미정이 아니라 정말 0명인 것은 아닐까. 어쩌면 취업은 내겐 보이지 않고 잡을 수 없는 문일지도 몰라



*곡 정보: 샤이니 3rd Album 'The Misconception of Us' -  너와 나의 거리

**포스트잇에 적혀있는 글은 모두 <너와 나의 거리> 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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