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장이 현타맞는 날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든 순간.
정확히는, 어른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갑자기 너무 유치한 방식으로 상황이 흘러갈 때. 나는 요즘 그런 현타를 자주 느낀다.
팀 안에서 오간 업무 이야기가 특정 개인의 친한 타부서로 흘러가고, 거기에 살이 붙고, 불필요한 오해가 만들어진다.
한 사람의 말이 조직 전체의 공기를 흐리게 만드는 경험. 사실 문제는 그 한 사람이 아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도 유치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그때 더 크게 무너진다.
‘아, 이게 회사구나.’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상위 직책자다. 조직을 책임지는 위치다. 그래서 더 어렵다.
감정적으로 화가 나도 그걸 감정으로 풀 수 없고, 상황을 시스템으로 정리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 한쪽은 계속 묻는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왜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팀을 흔들어야 할까. 왜 조직은 이런 방식으로 피로해져야 할까.
어쩌면 회사란 곳은 일보다 관계가 더 어렵고, 성과보다 신뢰가 더 fragile한 곳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리더란 그 신뢰가 깨지는 순간을 가장 먼저 맞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자주 생각한다. 조직을 무너뜨리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작은 말, 작은 왜곡, 작은 유치함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런 것들을 막는 일이 리더의 일이라면… 가끔은 정말 외롭다.
이건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그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일하려고 애써왔기 때문에 조직이 여기까지 온거다.. 나역시도 그랬다. 싸구려 감정을 배설하듯 사내정치를 하고 소문의 스피커가 되는 그 조직원을 보며 맞는 오늘의 현타는 그 노력을 해낸 나에겐 더 크게 다가오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