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성공 방정식
마케터로서 일하다가 보면 정말 다양한 마케팅 데이터를 확인하게 된다.
MQL, CAC, CVR, ROAS, ROI.. 다양한 플랫폼과 매체, 방법론이 늘어날 때마다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해당 데이터를 추적하긴 위한 툴이 있고, 그것을 모아서 보고 분석하는 툴이나 서비스도 정말 많아지고 있다.
사실 잘 실행하는 것만 고민해도 머리 아픈데, 그 실행을 위한 근거와 가설까지 수립하려면 모든 데이터를 보면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게 큰 허들이 된다.
과거에는 주로 숙련자의 경험과 감에 의한 실행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부분이 적지 않았고, GA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보거나 CRM 툴을 이용해 데이터를 체크하면서 실행하는 자동화도 진행해 봤지만 사실 나도 모르는 수박 겉핥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다 22년도에, 재직 중 회사에 시드니 공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의 데이터 분석 certificate을 딸 수 있는 클래스 기회가 주어졌다. 다만, 현업을 하면서 매주 2회 수업 및 과제 진행, Paper 제출, Final Exam까지 보는 부분이라 영어가 익숙지 않는 사람들에겐 무리인 코스였다. 특히 패스하지 못하면 학비의 일부를 본인이 내야 하는 부담스러운 기회였다. 다행히 난 뉴욕에서 학교를 나왔고, 국내에 와서도 해외 출장 및 마케팅 경험이 많아 그나마 나았기에 유일한 후보가 나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 스트레스받던 그 경험을 또 해야 하는 것에, ‘굳이 내 일만 하기도 바쁜데 이거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근데 데이터 분석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터라 결국 진행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10주간의 회사일 + 학교를 병행하게 되었다.
수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데이터의 본질부터 Raw Data 분류, 분석, 집합, 유사성, 결론 등 학구적인 부분부터 실무에 대한 내용을 인텐시브 하게 담았던 거 같다. 줌을 통해 호주 내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아 괜히 했다’란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수업 수준의 스터디를 놓은 지 좀 되기도 했지만, 데이터만 포커스 된 생소한 분야라서 더욱 그랬던 거 같다. 10주간의 클래스 수강 후 Final Exam, 최종 리포트 제출까지 마치고 결국 패스하여 Certificate까지 받아내었다. 그냥 그땐 그뿐이었다. 일하면서도 해내다니 안 죽었네 하면서도 그냥 잊고 지냈다.
하지만 그때 스터디한 부분과 느꼈던 데이터의 중요성,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식은 마케터로서 정말 큰 무기가 되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 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하고, 단순히 결과 대시보드를 보는 게 아니라 데이터끼리의 연관성을 찾고 연결하여 스스로의 분석 인사이트를 갖게 해주는 것. 이것은 당시의 내 노력이 만들어준 변화라고 믿는다. 데이터 분석가와 엔지니어와 Raw Data를 논의할 때도, 그로스 마케터와 여러 지표를 볼 때 과거의 나와 꽤 다른 태도를 갖추게 한 느낌이 들었다.
업무만 하기에도 바쁠 때에도 추가적인 노력을 실행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 같다. 단순히 피곤하다, 바쁘다로 성장을 위한 노력을 막기에는 우리는 부족한 게 여전히 많다. 나 역시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인정하고 물어보고 찾아보고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돕고 보완하며 완성되어야 할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