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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장에서 한 수 배웁니다.

파로 돌아보는 나 자신

by June


‘파파파 파파 양파 쪽파 대파 깐파 파파파 파파‘


회사로 향해 집을 나서는 길목에는 방이시장이 있습니다. 4년 동안 아침마다 걷다 보니 이젠 익숙함을 넘어 애정까지 느껴지는 길이 되었죠. 꽃집, 식당, 카페 앞을 지나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들을 보면, 저도 함께 활기를 얻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시장 중간쯤에서 아주 특이한 노래가 들려왔습니다. 가사라고 하기도 뭐 한, 그냥 파의 나열이었죠.


“파파파 파파 양파 쪽파 대파 깐파 파파파 파파”


순간 ‘이게 뭐지?’ 싶었는데, 묘하게 리듬감도 있고,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멜로디였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직접 녹음한 노래였고, 사장님은 묵묵히 파를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그 장면이 마치 즉석 마케팅 캠페인 같았어요. 트럭의 파는 ‘제품’, 노래는 ‘CM송’, 그 자체였죠. 고객을 향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지고,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방식으로 손님을 불러 모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출근길만 아니었다면 정말 발길을 멈췄을 것 같았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면서도 계속 그 노래가 맴돌았습니다.


마케터로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저 사장님의 노래만큼 제품이 각인되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가?”


'고객에게 닿기 위해 꼭 화려할 필요는 없겠구나, 단순함 속에도 강력한 메시지와 임팩트가 있다면 그 자체로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 수 있겠다'는 걸 다시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하지만 반복적으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싸움이 마케팅이라는 것.


오늘도 시장에서 한 수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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