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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책방 Jun 02. 2022

보이지 않는 길

어머니께서 물으셨다

"아들아, 너는 사람들이 많이 다닌 평탄한 길과

아무도 가지 않아 거칠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면

어느 길을 선택할 거니?"

나는 상상했다. 갈림길에 서 있었다.

오른편에는 길게 뻗어나가 있는 포장길이 보였고

왼편에는 어두운 숲길이 보였다. 발아래에는 

무성한 잡초가 무릎까지 차올라 있었다.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이요."

손전등 하나 없이 안개 낀 숲길을

난 상상 속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긴 한 숨을 내쉬었다.

"넌 그런 사람인가 보구나.

너도, 너를 보는 엄마도 순탄한 삶은 아니겠구나."


이 순간을 떠올린다.

포기하고 싶을 때, 나의 선택에 후회가 될 때

막막하고 불안할 때

이 모든 길을 내가 선택한 것이었음을

내가 이 두려움을 기꺼이 받아들였음을

이것이 내 인생임을

나를 바라봐주는 분이 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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