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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책방 Nov 28. 2022

작은 소리

어른이지만 자라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도 행복하지 않았어.

잠깐은 즐거웠지

잠깐은 짜릿했어

외로움도 불안도 두려움도

잠깐은 사라졌어

하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아니

더 깊은 구덩이로 들어가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땐 듣지 않았어


지옥이 이런 곳이겠지

바닥에 내려섰을 때

모두가 나를 떠났어

감미로운 소리는 멸시로 바뀌었고

목이 터질 듯 울부짖어도 메아리는 없었지

그때 다시 소리가 들려왔어

어떤 잡음에도 방해받지 않았기에

작지만 순수한 목소리가

‘이제 진짜 너를 찾아’

온몸을 울렸어.

눈물을 닦아주고 나를 일으켜주는

오직 나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너는 너 자신에서 가치를 찾아야 해

기억해, 넌 처음부터 완벽했어

빛에서 태어나 빛 자체였던 넌

아무런 어둠도 있지 않아

넌 너 자신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돼‘

무엇도 필요치 않다고 하지

나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

나를 찾는 길엔 그저 나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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