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한 번 못 가봤어요.
- 나중에 가족들과 꼭 가보세요.
답장을 못했다
난 참 바보 같아서
인도를 가고 미국을 가고 일본을 가고
강원도 제주도 강화도를 가고
여기저기 가고 또 갈테지만
일하다 돌아오는 길 식사는 휴게소
앞을 볼 때는 운전 중
하늘을 볼 때는 여관방 창문을 열며
사람들은 아름다운 저 밖을 바라보고
나는 그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하드디스크에 담아 전파에 담아
화면에 담긴 걸 본다
인스타 브런치에 외국풍경
맛난 음식 멋진 옷 부러운적 없는데
왜 그 말에 초라해질까
‘가족과 함께’
마음이 복잡해져 답장하지 못했다
탓했다 젊은 시간을
위로했다 길에서 보낸 시간들을
미안했다
농담하나 빈말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아무도 모를 텐데도 인사 치래 답장이
입밖에 나오질 않았다
어느 날 여수에 가면
한 번 빙긋 웃어야지
내 속은 나만 알게 할거다
왜 그렇게 슬프게 웃냐고 물으면
‘당신이 고마워서’라고 하겠지
늘 빚진채 살아간다
내 젊음에 내 가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