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의 <언제나 다음 떡볶기가 기다리고 있지>
[오후의 책편지] 오늘 이야기는, 김겨울님이 쓰고, 도서출판 민음사 세미콜론이 펴낸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짜장면, 카레, 라면, 병원밥에서 용기의 맛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 ‘띵’ 시리즈 23번째 책입니다.
무언가에 단단히 미친 사람을 벽癖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으면 마니아라고 부르겠죠. 책만 보는 바보라 불렸던 간서치看書痴, 이덕무는 밀랍으로 매화를 만드는데 몰입했습니다. 평안도관찰사로 여러 예언을 남겨 조선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리는 이서구는 앵무새 사육기를 꼼꼼히 정리했습니다. 유득공은 관상용 비둘기 사육법을 정리한 발합경鵓鴿經을 썼습니다. 박제가는 “벽이 없으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을 실학사대가實學四大家, 또는 사가시인四家詩人이라고 불렸습니다. 17~18세기 조선은 이런 마니아가 풍미했던 시대였습니다. 뭐 이런 것까지 이렇게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할까? 싶겠지요.
정민 교수는 ‘미쳐야 미친다’에서 한 시대의 정신사와 예술사의 발흥 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어느 한 분야에 이유 없이 미치는 마니아가 있었다 했습니다. 한 시대의 열정은 이런 진짜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시시콜콜한 것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혹 이 별것 아닌 것에 나의 추억, 생각의 자취가 새겨져 있진 않는가요. 혹시 아나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애정을 담아 전하다보면 여러분도 마니아가 되어 있을지! 내 삶이, 주변을 더 풍성하게 만들지~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오후의 책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