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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책방 Jan 11. 2024

유뷰브에는 전혀 다른 문법이 있더라

https://youtu.be/ghwP-tHy4JE?feature=shared


5년 전 2019년 2월 10일부터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한 개인으로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15년간 방송사 제작 PD로 일해오면 일반적인 방송 문법에 익숙했던 저는 여전히 유튜브 제작 방식이 낯섭니다. 영상 제작이 업이니, 사람들은 제가 유튜브를 하면 잘하겠다. 영상 편집이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어요. 썸네일도 바꿔보고, 제목도 바꿔보고, 편집 방식도 바꿔보았죠. 그러나 늘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정말 애쓰고 정상을 담은 영상은 생각보다 조회수가 나오질 않고, 1~2년 지난 영상이 갑작스레 조회수가 폭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유튜버 만 5년을 넘어 6년 차로 접어드는 시점에, 한 번 되짚어 보았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STB <한국의 성씨> 프로그램에 MC로 출연해 왔습니다. 유튜브에 한국의 성씨라고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 정장을 입고 있는 제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그런 제모습이 왠지 낯설어서 정작 저는 그 영상을 잘 보지 않습니다. 성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0만 6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 있는 콘텐츠입니다. 반면, 오후의 책방은 조회수 1천을 넘기가 힘들죠. 

같은 사람이지만 결과가 다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같은 사람의 다른 결과라는 건 결국 '콘텐츠의 질과 기획'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매체가 달라져도 '콘텐츠의 질', '기획'이 중요한 것은 기본이겠죠. 썸네일과 제목에 끌려 클릭했어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구독을 누르지 않을 겁니다. 또 좋은 말이라도 지루하면 당장 넘겨버릴 겁니다. 그래서 무엇을 전하느냐보다 어떻게 전하느냐가 더더욱 중요해진 것이 뉴미디어인 것 같아요. 방송에서 '무엇을 전하느냐'는 '기획'에 해당되고, '어떻게 전하느냐'는 '문법'에 해당됩니다. 기획은 '생각'이고, 문법은 '말'입니다. 유튜브는 방송과 전혀 다른 문법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전 이 문법을 모르겠습니다. 어렵습니다.


유튜브 강의를 찾아보며, 마치 외국어를 배우듯 유튜브 문법을 새로 배우고 있습니다. 기획과 연출에 훈련된 많은 인력과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유튜브에 뛰어든 레거시 방송사들은 일찌감치 유튜브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오후의 책방은 개인 채널이니, 저는 당연히 '혼자'입니다. 피드백하고 모니터 하며 동료 없이, 혼자 시행착오를 거치며 방법을 찾아나가는 중입니다. 아내가 어제 저녁 문득 이 영상을 보더니 그러더군요. "5년이나 되었어? 당신 참 끈기 있네."

그 성격 덕에 '당신 만났어'라고 대답했지요. 째려보더군요. 


배운다는 건, '밴다' 색에 물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배운다는 건 변한다는 의미란 것이죠.  

제가 얼마나 저를 깨부술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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