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하나와 또 하나가 있었어
‘내가 저기로 갔다면 널 만나지 못했을 거야’
점 하나가 말했어
‘내가 이쪽으로 갔다면 널 안 만나도 됐을 텐데’
또 하나가 말했어
두 점은 투명한 끈으로 이어져 있었어
점 하나가 움직이면
또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리로 딸려갔지
점 하나와 또 하나는 그걸 '운명'이라 생각했지
점 하나와 또 하나는 애쓰지 않아도
멀어지진 않았어
보이지 않은 끈은 서로를 잡아당기진 않았지만
서로가 멀어지게 하진 않았지
어느 날 어느 때에
점 하나와 또 하나는
서로를 향해 다가갔어
어느 날 또 어느 때에
둘은 만났지
둘은 이걸 '인연'이라 불렀어
점 하나와 또 하나는
애쓰지 않아도 멀어지지 않았어
애쓰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었어